목양 칼럼
더위 먹다 / 서정우
(중략)...
이 사막 밖으로 나가야 한다
나이 들수록 집어삼킨 이성과 지식의 알갱이들
사람과 사람 사이 얕은 물길 하나 트지 못하는
모래 산. 내가 만든 사념 덩어리
사념은 더 많은 모래 무덤을 도처에 깔아놓아
이제는 내가 빠져 자꾸 헛걸음만 내딛다가
그만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또 일 주야를 폭염 아래 누워 있다가
무심히 눈 떠 입가에 붙은 모래를 털어 낸다
문득 뒤꿈치가 뜨끔해지며 온몸이 상쾌하다
고개 돌려 바라보니 흑갈색 전갈 한 마리
한 생 제 영역만 지키고 무지하게 살아온 못 생긴 놈이
꼬리 힘껏 치켜들고 총총히 햇빛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의 삶에도 때때로 숨 막히는 한여름 폭염 같은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답답함과 무기력함에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주저앉을 때도 있죠.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시인은 폭염 속에 누워 있다가 무심코 입가에 붙은 모래를 털어내는 작은 행동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습니다.
그때 뒤꿈치가 뜨끔해지며 온몸이 상쾌해지는 놀라운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를 아프게 했던 '흑갈색 전갈'의 쓰라린 자극이, 실은 갇혀 있던 우리를 깨우고 빛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뜻밖의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 고통 속에서 우리를 깊은 잠에서 깨우시고, 잃었던 생기를 되찾아 새로운 희망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고통 속에서 비로소 그분만이 진정한 피난처임을 깨닫고 우리의 연약함을 내려놓을 때, 가장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알게 되는 순간, 폭염 같은 삶 한가운데서도 영혼의 진정한 시원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때에야 그들이 나를 여호와인줄 알리라.”(겔 6장 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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